IT, 인공지능과 결합한 문화재 돌봄 서비스의 미래

본 포스트의 내용은 2019년에 문화재정책연구원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문화재돌봄사업 홈페이지(아래의 외부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개요

대용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의 발전, 딥러닝에 의한 인공지능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 하드웨어 시스템의 지능화, 소형화 등에 의해 사람의 활동 공간도 효율적, 지능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구자들의 관심이 우수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 산업과 현장에 응용하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구체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포스트에서는, 문화재 돌봄 서비스에 대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적용 방안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기술과 결합된 문화재 돌봄 서비스의 추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 간단히 고찰해 보기로 한다.

문화재 돌봄 서비스의 발전 방향

문화재 돌봄 서비스는 모니터링, 일상관리, 경미수리, 데이터 관리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모든 과정은 최근에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 IoT 및 기계학습을 필두로 하는 인공지능 기술들에 의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실제 현장에 설치된 다양한 종류의 소형 센서 모듈로부터 문화재 및 문화재 주변 환경의 상황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로부터 문화재의 상태와 관리(수리) 방향을 자동적으로 추출,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원격 모니터링 (데이터 수집)

구조적 변화나 균열, 비틀림과 같은 물리적 변화, 변색이나 곤충 및 동물에 의한 피해와 같은 화학, 생물학적 변화가 문화재에 발생할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탐지하여 변화의 종류와 정도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데, 적절한 센서 모듈 및 센서 데이터를 수집, 중계, 처리, 저장하는 시스템을 통합하여 구축할 경우에는 문화재의 보존 및 관리 상태를 지능적으로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림 1. 원격 데이터 수집 개념도

그림 1은 문화재의 상태 변화를 탐지, 처리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의 개념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현장에 가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람의 관찰과 감각을 통해서는 탐지할 수 없는 상태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하여,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과거의 작업 방식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관리해야 할 문화재의 규모가 크고 외부에 노출되어 있거나, 문화재가 차지하는 영역이 넓을 경우,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있는 센서가 아닌, 모바일 센서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 과정도 구현 가능할 것이다. 모바일 센서는 드론이나 로봇에 탑재하여 원격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사람이 휴대한 소형 장치에 추가하여 직접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표 1. 활용 가능한 대표적인 센서의 종류와 측정 내용의 예시

표 1은 문화재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센서들과 각 센서들이 측정할 수 있는 내용들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센서 모듈들을 생활 환경이나 생산 환경에 설치하여 안전, 건강, 보안, 자동화 등과 같은 응용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노력은 이미 다른 분야에서 많이 이루어져 왔다.

문화재는 날씨와 같은 자연현상, 사람들에 의한 활용과 접촉, 기타 주변 환경에서 발생하는 인공적인 움직임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문화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환경 요소의 상태 및 그에 의해 비롯될 수 있는 문화재의 내부 변화를 여러 가지 센서를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림 2. 실내에 배치된 센서 + 네트워크의 결합을 바탕으로 한 공간 상황 모니터링 개념 (그림 출처: https://www.achrnews.com/articles/131813-enocean-alliance-control-network )

(1) 내, 외부의 환경 요소 측정

목조 건물 또는 식물류의 문화재는 주변 환경이나 건물 내부의 온도, 습도, 조도, 바람이나 먼지 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환경 요소를 정확하게 측정하여 데이터를 송신할 수 있는 좋은 센서 모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문화재의 내, 외부에 설치하면 어렵지 않게 원격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유사한 시스템은 인공지능 아파트, 스마트팜이나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분야에서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림 2)

(2) 외부 움직임 요소 측정

문화재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는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 요소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곤충의 침입, 사람에 의한 접촉, 그리고 주변 환경에서의 인공적인 움직임 – 인접 지역에서의 건축 공사 또는 농업 활동 등과 같은 – 들도 있다.

문화재 영역 내의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곤충이나 동물, 사람의 존재 및 이들에 의한 문화재 접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 카메라의 위치정보와 함께 활용하면 미세한 움직임이나 접촉 상황이 발생한 정확한 위치 정보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진동(소음) 센서를 문화재 내부에 설치하여 활용할 경우에는 문화재에 나타난 미세한 움직임, 진동, 소음 등이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센서들을 문화재 외부나 주변 영역에 설치하면 문화재 외부의 해당 영역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소음의 종류와 세기도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에 의한 침입이 발생할 수 있는 건물이나 구조물의 경우에는 가속도 센서, 자이로 센서, 적외선 센서 등을 통해 침입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속도 센서를 통해 출입문의 움직임을 탐지하거나, 적외선 센서를 활용하여 특정 영역에서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림 3. 원격 Structural Health Monitoring 시스템 개념 (그림 출처:https://www.resensys.com/solutions.html)

(3) 문화재 변화 측정 (1) – 구조 변화

미리 탐지하기 힘든 원인에 의한 문화재 내부 구조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도 중요한데, 특히 아주 미세한 변화일수록 사람의 힘으로는 미리 탐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건물이나 구조물의 내부 구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변화하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누적된 변화가 문화재의 보존 상태를 크게 좌우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내부 구조의 변화의 정도를 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3)

고정된 위치에 배치한 카메라를 통해 주기적으로 수집한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는 카메라가 촬영한 문화재의 내부 배치 상황, 간격, 크기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조물의 내부가 조금씩 무너지거나 변형되고 있을 때, 카메라로부터 수집한 이미지에 나타난 미세한 변화를 찾아내어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빨리 탐지할 수 있다. 또한 문화재 외부의 고정된 위치에 설치한 카메라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경우에는 문화재 외형의 변화를 탐지할 수 있다.

카메라 외에, 문화재 내부의 주요 위치에 설치한 압력 센서나 지자기 센서, 기울기 센서 등을 활용하면, 내부 구조물이 지속적으로 받는 압력의 크기와 구조물의 포지션과 자세에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4) 문화재 변화 측정 (2) – 세부 구조 변화

문화재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화학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표면의 색과 질감의 변화, 미세한 흠집이나 내부 균열의 발생 등이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근접 거리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얻은 이미지를 통해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근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원거리에서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하여 찍은 영상을 통해 문화재 표면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적정 온도보다 높을 경우에는 내부 구조의 변화가 발생했거나,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이미지 분석 기반의 구조물 모니터링 (그림 출처: https://thelaststraw.org/building-monitoring-straw-bale-buildings-part-1/)

초음파 센서를 활용하면 내부의 균열이나 구조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데, 문화재에 초음파를 투과시킨 뒤 투과된 결과나 반사 패턴을 분석하여 내부 구조의 미세한 변화를 탐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게 되면 내부에 생긴 아주 미세한 변화까지도 최대한 이른 시간에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그림 5. 원격 수질 모니터링 개념도 (그림 출처: https://www.semtech.com/company/press/Semtech-LoRa-Technology-Used-by-Trimble-for-IoT-Water-Monitoring-Sensor-Series)

문화재 주변 또는 문화재 영역 내에 위치한 연못이나 저수지의 경우에는 수질 관리가 중요한데, 원격으로 수질을 측정, 전송할 수 있는 통합 센서 모듈이 이미 실용화되어 있으므로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온, Ph, 중금속 오염도, BOD(생물학적용존산소량) 측정기와 COD(화학적용존산소량)등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5)

(5) 드론을 활용한 데이터 수집

그림 6. 드론을 활용한 영역 모니터링 개념 (그림 출처: https://bestdroneforthejob.com/drone-buying-guides/agriculture-drone-buyers-guide/ )

센서를 직접 문화재 영역에 설치하기 어렵거나 모니터링해야 할 영역이 넓을 경우에는 드론을 활용하여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 (그림 6) 드론에 설치한 다양한 센서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문화재 외부의 환경 정보와 문화재의 상태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드론이 수집한 이미지 데이터를 통합하여 문화재의 전체적인 위치 구성 현황을 3D형식으로 mapping할 수 있으며, 문화재 영역 내에 서식하는 식물의 생장 상태, 감염 여부, 토양의 상태 등도 주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일상 관리와 경미 수리

모니터링(원격 데이터 수집) 과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계속 들어오는 스트림(stream)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관리 및 수리 작업의 내용과 범위가 달라진다. 데이터는 주기적으로 수집되므로, 수치 데이터 또는 이미지 데이터로 구성된 시계열로 표현되거나 영상 형태로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같은 곳에 위치한 여러 문화재를 동시에 모니터링하거나 하나의 문화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센서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하게 되므로, 수집되는 데이터는 여러 센서들이 전송하는 데이터가 모두 통합된 형태로 구성될 것이다. (그림 7)

그림 7. 복합 시계열 또는 복합 이미지 연속 데이터의 통합 모니터링

데이터에 나타난 미세한 변화 패턴은 문화재의 상태를 표현하는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구조물 내부에 설치한 압력 센서의 출력값이 일정 기간동안 미세하게 상승하거나, 문화재 주변의 온도와 습도 패턴에 변화가 생기면 해당 변화의 의미를 해석하고 해석 내용에 따른 관리 및 수리 방안을 추출한다. 최근에 수집한 문화재 이미지 데이터에서 과거와는 미세하게 달라진 부분이 탐지되면 해당 부분에 대한 보수나 수리 작업의 내용을 추출한다. 이와 같은 과정에는 데이터 패턴의 미세한 변화를 탐지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단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기본적인 탐지와 해석 – Rule-based approach

그림 8. 시계열에서의 이상 탐지 – 비정상을 판단할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데이터가 나타내는 패턴을 탐지하고 해석하려면 탐지 대상이 되는 패턴이 어떤 것들인지, 그리고 탐지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림 8) 이러한 정보는 문화재 돌봄 전문가들의 노하우와 경험 정보를 활용하여 축적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의 종류, 규모, 재질, 위치 등에 따라 정상상태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의 값의 범위를 파악하고 이상 상태를 결정하는 rule을 정의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rule들을 탑재한 탐지 시스템으로 하여금 패턴을 탐지하고 탐지된 패턴의 의미를 해석한다.

그림 9. IFTTT 기반의 시스템 제어 개념 (그림 출처: https://medium.com/@josephjguerra/aws-iot-button-setup-with-the-new-mobile-app-and-ifttt-1d5342f045ce)

Rule을 정의하고 입력하여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행동패턴을 제어하는 가장 대표적인 개념은 IFTTT (If This Then That)이다. IFTTT가 적용된 시스템은 특정 조건(Trigger)이 만족되면 실행해야 할 동작(Action)들을 지정하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해당 조건이 만족될 때 지정된 동작을 실행한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면 문화재 돌봄 전문가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절한 형태로 시스템에 입력하고 그에 맞게 동작하게끔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9)

그림 10. 의료 이미지에서의 이상 탐지의 예 (그림 출처: https://medium.com/analytics-vidhya/detecting-anomalies-in-x-ray-using-cnn-1e4c2e49f23a)

그림 11. 열영상 및 전자파 레이저를 활용한 구조물 비파괴 검사 (그림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eungjinblog&logNo=221105567195&categoryNo=10)

수집되는 데이터가 이미지 또는 영상 데이터일 경우에는 촬영 대상의 움직임이나 외형 및 구조의 변화를 탐지하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 데이터에 나타난 움직임은 문화재 내부나 주변의 곤충이나 동물, 사람의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을 것이며, 정적인 상태의 문화재를 오랜 기간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로부터는 장기간에 걸쳐 미세하게 발생하는 위치 변화, 크기 및 자세의 변화나 표면 상태의 변화 여부 및 변화가 발생한 영역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0, 그림 11)

지능적인 탐지와 해석 – Deep learning approach

Rule-based approach는 데이터 패턴을 해석하는데 필요한 모든 rule들을 미리 입력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 특히 머신러닝 분야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동적인 rule 입력 과정 없이 데이터에 나타나는 특성들을 스스로 학습한 소프트웨어 모델로 하여금 패턴을 탐지, 분류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의 딥러닝 분야에서 많이 연구되고 있는 세부 연구주제들 중의 하나는 anomaly detection이다. Anomaly detection은 데이터에 나타난 이상(anomaly) 패턴을 탐지하는 과정인데, 수치 데이터 또는 이미지(영상) 데이터에 나타난 이상 패턴을 정확하게 탐지하기 위하여 딥러닝 모델을 활용한다. 기본적인 개념의 anomaly detection은 정상적인 상태의 데이터가 나타내는 특성을 충분히 학습한 딥러닝 모델로 하여금 새로 수집된 데이터가 자신이 학습한 패턴과 얼마나 유사한가를 판단하게 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며, 만약 새로 수집한 데이터가 미리 학습된 형태와 일정 수준 이상의 차이를 보일 경우에는 이상 패턴이 탐지되었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는 Variational Autoencoder (VAE) 또는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과 같은 generative model이 주로 활용되어 왔는데, 정상적인 데이터를 입력할 경우 입력 데이터와 거의 동일한 데이터를 출력하고, 비정상 데이터를 입력하면 입력 데이터와 꽤 달라진 출력 결과를 낸다는 원리를 활용한다.

그림 12. 시계열에서의 이상 탐지 – Variational Autoencoder (VAE)

그림 12는 이러한 개념을 수치 시계열 데이터에 적용한 예를 나타낸다. 시계열 데이터의 종류와 데이터 수집 주기는 센서 및 응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비정상 여부를 탐지하거나 비정상의 종류를 판별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림 13 이미지, 영상에서의 이상 영역 탐지 : Unseen data에서의 이상영역 탐지 개념도 –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그림 출처: https://arxiv.org/abs/1703.05921 )

그림 13은 이미지 및 영상 데이터에서의 이상 탐지 개념을 나타낸다. 이미지에서의 이상 탐지 응용은 의료 영상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X-ray 나 초음파, CT 영상에 미세하게 나타난 결절을 찾아내는 과정에 훌륭하게 적용되고 있으므로, 문화재를 촬영한 영상에 나타난 미세한 변화를 탐지하는 것에 대한 적용 가능성도 높다.

자동 모니터링 및 관리 시스템의 구축

실제적인 돌봄 환경에서는 모니터링해야 할 문화재의 수가 많고 한 문화재에 대해 동시에 수집되는 데이터의 종류가 많을 수 있으므로, 통합 분석을 수행하면 개별 데이터에서는 탐지할 수 없는 고차원의 복합 패턴도 분석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탐지와 해석 과정 및 지능적인 탐지와 해석 과정이 충실히 적용되고, 수집 데이터의 용량도 충분한 환경 하에서는 과거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이상 패턴을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새롭게 탐지된 패턴의 의미와 그에 대한 처리 방안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문화재 돌봄 전문가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문화재의 위치, 종류, 센서 배치 상태, 센서 데이터의 탐지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모니터링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통합 모니터링 및 관리 시스템이 수행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다양한 종류의 센서 데이터들을 융합 (sensor fusion)하여 중요한 패턴을 탐지하고 해석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계절에 의한 온습도의 변화가 문화재 내부 구조의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따라 현재 나타난 내부 구조의 기울기의 변화를 이상 패턴으로 분류할 것인가의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특정 데이터의 수치가 상승하면 다른 데이터가 그의 영향을 받아 같이 동반 상승하거나 반대로 하강하는 것이 정상적인일 수 있다. 따라서, 통합 모니터링 및 관리 시스템은 돌봄 과정에 적용해야 할 판단 프로세스에 대한 전문가의 경험을 적절히 입력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인터페이스를 갖추어야 한다.

그림 14. 자동 데이터 모니터링

그림 14는 통합 모니터링 및 관리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센서 데이터가 나타내는 패턴을 확인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데이터에서 탐지된 패턴의 의미에 대한 돌봄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입력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실제로 탐지된 패턴에 대한 의미를 자동으로 출력하는 인터페이스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지능적인 관리(수리) 방법의 자동 추출과 활용

데이터에서 탐지한 패턴과 관리 및 수리 방안이 적절하게 통합된 시스템을 문화재 돌봄 서비스에 적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서비스를 구축,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1> 문화재의 변형이나 변질을 사전에 예방 – 미세한 변화를 미리 탐지하게 되면 그러한 변화가 누적되기 전에 미리 관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어 문화재의 변형이나 변질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2> 변화의 탐지와 변화의 정도 파악 – 문화재의 변형과 변질이 발생하면 그 종류와 정도를 측정하고 그 결과에 맞는 관리 및 수리 작업의 내용과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3> 관리 및 수리의 대상, 영역, 방법, 시기의 결정 – 돌봄 대상이 되는 문화재의 수가 많고 전국에 걸쳐 넓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관리 및 수리 대상이 되는 문화재를 자동적으로 판별하고 관리 및 수리 대상에 대한 작업 내용 및 작업 시기와 작업의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다.

추가적인 데이터를 통한 돌봄 서비스의 진화

그림 15. 자연어 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 NLP) 기술을 활용한 지식 추출 개념 (그림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7247262_Ontology_Driven_Knowledge_Extraction_System_with_Application_in_e-Government)

특정 문화재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 고문헌의 내용이 있을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분석하여 관리 및 수리 방안과 관련된 과거의 지식들을 추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은 고문헌을 한글로 번역한 문서에 자연어 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 NLP) 기법을 적용하여 구현할 수 있다. (그림 15)

문화재가 위치한 지역 주변에서 진행되는 공사 작업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 대한 정보를 반영할 수 있다. 공사 작업에 의해 생기는 진동, 소음, 먼지, 그리고 사람의 출입 여부는 문화재의 보존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정보가 있을 경우, 모니터링이나 관리 방안을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림 16.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문제 해결 방안 – Living lab 의 개념도 (그림 출처 :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6841463_Living_Lab_An_Open_and_Citizen-Centric_Approach_for_Innovation)

일반인 또는 관광객이 촬영한 문화재 사진을 입수할 수 있다면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상에 나타난 문화재의 내용과 종류, 촬영 시기, 그리고 문화재의 포지션과 크기, 표면의 상태 등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문화재의 상태를 판단하는 과정에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림 16)

미래의 문화재 돌봄 서비스 시나리오

그림 17. 미래의 문화재 돌봄 기반 서비스 개념도 (데이터 수집 및 통합 –> 문화재 관리 및 수리 방안의 자동 추출 –> 로봇을 활용한 원격 관리 및 수리 작업)

인공지능 기술 및 하드웨어 장치가 계속 발전하게 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게 되면 미래의 문화재 돌봄 서비스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지금까지 고찰한 데이터 수집, 관리, 수리 방안 등이 적절히 통합되면 문화재 돌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특수한 전용 하드웨어 장치도 구현될 수 있다.

그림 18. 로봇을 활용한 건물 지붕 관리 작업 (그림 출처: https://www.tobortechnology.com/ )

건축이나 건물 관리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는 Robotic Inspection System을 적용하면 큰 규모의 건물이나 구조물 형태의 문화재에 대한 관리 및 수리 작업을 로봇을 활용하여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8) 로봇에 설치된 카메라는 변형이나 변질이 발생한 영역을 탐지하며, 원격으로 조종되는 로봇 팔(arm)을 포함하고 있는 로봇으로 해당 영역에 대한 관리 및 수리 작업을 직접 수행할 수도 있다.

그림 19. Smart glass 및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의 활용 (그림 출처 : 2016 is turning out to be an amazing year for augmented reality – ExtremeTech / http://www.plesseysemiconductors.com/plessey-commits-to-launching-industrys-first-monolithic-microled-displays/)

그림 20. 원격 로봇 컨트롤을 통한 작업 개념 (그림 출처: https://www.dreamstime.com/iot-smart-technology-futuristic-industry-concept-engineer-use-augmented-mixed-virtual-reality-to-education-training-r-image130185366)

문화재 내부나 문화재 영역 내에 들어가면 해당 문화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출하여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제공하는 시스템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구현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문화재 돌봄 전문가는 해당 문화재의 상태 및 관리(수리) 방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해당 위치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받을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전송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관리(수리) 작업을 즉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장치의 휴대성이 높아져 특수 안경 형태로 구현되면 돌봄 전문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대한 모니터링, 관리(수리) 정보를 전문가의 시선 상에 띄워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9, 그림 20)

더 나아가, 홀로그램 기술이 발전하면 원격에서도 문화재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나타날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문화재 모니터링, 관리(수리) 작업과 관련된 모든 지식과 정보를 탑재한 지능적인 로봇으로 하여금 문화재 돌봄 서비스의 전체 프로세스를 직접 수행하게 하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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